2009년 01월 11일
언제나 즐거운 나들이
...는 사람냄새나는 시장골목에서 군것질거리를 사러 가는 것이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동네가 있다. 동네 입구 시장통에 퇴근길 총총걸음으로 부산한 막 어둠이 내리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오뎅국물이 모락모락 붕어빵이 구어지는 휑하지도 좁지도 환하지도 어둡지도 않은 허름한 동네를 발견할 때면... '여기서 살고싶다'는 충동이 내린다.
아쉽게도 내가 사는 동네는 사람사는 냄새가 없다. 아래층은 잔뜩 어둠이 드리워진 쿵꽝거리는 소리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누군가 침탈할 것만 같은 개짖는 소리, 경계하는 눈초리들... 정감없는 동네초입 상가거리. 큰길을 두개건너 15분정도는 걸어가야 있는 큰시장 역시... 이 근처에서 잠깐 일했던 곳 그리고 시장 안쪽 고시원에서 잠깐 살았던 기억들이 어둡게 오버랩되면서 발길이 향하지 않는다.
그곳을 단념하기로 하고 또다른 동네 근처의 시장을 가보기로 했지만... 큰길을 하나 건너 조금만 걸으면 되는데 내게 그 거리는 꽤나 의지적인 외출이어야 한다. 육체적인 피로감보다는 큰길 위에 서야하고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람들에 비추어질 나의 거울을 보고싶지 않아서.... 좀체 가벼운 나들이가 되질 못해다.
추위와 어둠은 기회이다. 잔뜩 움추러들 수 있고 어둠은 흉흉한 몰골을 가려준다. 그 기회를 틈타...
천원어치 잡채, 삼백원짜리 옛날핫도그 3개를 잽싸게 사들고 오는 길에 조금 여유부려 오뎅 세개와 국물을 먹고 들어오다... 무언가 뿌듯한 충만감. 배부르게 맛있게 먹은 잡채. 아껴둔 핫도그 하나.
이 순간 역시 살아있는 시간들이라고 내안의 무수한 나들이 고해준다면...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흉칙한 망령을 등지고 찰나의 즐거운 나들이일뿐 이라고 결국 나들은 말해버린다.
.... 하지만 적어도 이 순간, 아껴둔 핫도그 하나가 결계가 되어.... 안락한 행복을 만끽해 본다.
# by | 2009/01/11 19:12 | 여린 일상 그리고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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